‘발렌타인 챔피언십’ 주관사 PMG 시클리티라 회장
[중앙일보] 입력 2011.05.21 01:21
“내년 올림픽 때 ‘코리안 아이’로 런던에 한류 선보일 것”
한국 최초의 유러피언 투어이자 국내에서 상금규모가 가장 큰 골프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주관하는 스포츠·예술 매니지먼트 기업 패러렐미디어그룹(PMG). 1987년 창립 이후 PMG가 주최한 국제 골프대회만 75개에 이른다. 이 회사 시클리티라 회장은 인터뷰를 위해 감청색 캐주얼 수트와 연분홍 셔츠, 파란색 운동화 차림으로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에 나타났다. 영락없는 주말 골퍼의 모습인데, 골프를 하지는 않는단다.
글·사진=이네스조 기자
●당신에게 골프란 무엇인가.
“하나의 매개체일 뿐이다.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골프, 테니스, 사이클링, 요트 등 올림픽이 채택한 다양한 종목을 기획해 마케팅하는 게 나의 일이다.”
●골프사업을 아시아에서 주력하는 이유가 있는가.
“골프를 평범한 중산층 스포츠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에 비해 아시아인들에게 골프란 선망의 스포츠인 동시에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이어서 시장성이 좋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은 골프광이지 않은가. 골프는 명품 패션, 고급 위스키, 자동차, 투자은행 등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인 것이다.”
●아시아 골프 시장의 전망은.
“한국의 골프 인구는 300만 명이다. 이들이 매년 25만 라운드를 한다. 그 숫자는 중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은 현재 100만 명이 골프 인구인데 10년 후면 5000만 명이 될 것이다. 95년 중국 최초로 프로 골프대회를 연 미션힐스 골프장 한 곳에서만 1년에 100만 라운드가 잡혀 있다. 내년에 새로운 골프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중국에 다시 갈 계획이다.”
●당신만의 성공 비결이 있다면.
“사업 성공의 포인트는 ‘분명한 비전’에서 시작한다. 나의 비전은 윔블던 테니스에 비유할 수 있다고 본다. 윔블던은 수많은 테니스 대회 중에서도 특별한 최고로 존재한다. 그게 한국에서 열어보고 싶었던 골프대회였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비전을 향해 같이 갈 수 있는 ‘패밀리’가 필요하다. 골프연맹, 프로모터, 매체, 스폰서 패밀리가 한자리에 모이면 무엇이든 현실로 가능하다.”
●PMG를 만든 계기는.
“런던 킹스칼리지 졸업 후 스물네 살에 영국 변호사 자격을 땄다. 영국 법조계 전통인 가발도 써봤다. 그리고 1년간 투자전문가로 일했는데, 곧바로 세 명의 동업자와 함께 회사를 차렸다. 그 회사가 바로 유럽 최초의 위성방송사인 SATV였다. 그런데 어느 날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이 찾아와 회사를 팔라고 하더라. 얼마를 받았는지 밝힐 순 없지만 돈을 많이 벌었다. 이후 회사 이름이 스카이TV로 바뀌었는데, 거기서 부사장으로 일하다 1987년 PMG를 차렸다.”
●스포츠뿐 아니라 예술에도 손을 대고 있다.
“늘 새로운 일거리, 새로운 도전을 찾았다. 90년대 초반부터 아시아 곳곳을 여행했다. 한국도 잠깐씩 들렀다. 그때만 해도 서울에 와서 무엇을 보고 가야 좋은지 알려주는 제대로 된 정보가 없었다. 특급비서 서비스인 ‘퀸터센셜리’의 도움을 받아 관훈동 일대 갤러리들을 찾아갔다가 접한 한국 현대미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런 좋은 문화 콘텐트를 서구에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2009년 7월 런던의 사치 갤러리와 손을 잡고 한국 신진작가 31명의 작품전 ‘코리안 아이’를 열었다. 비영리 행사였다. ‘코리안 아이’의 성공 덕에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요청이 들어와 ‘아이 시리즈’를 하게 되었다. 6월에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안 아이’를 개최하며, 중국과 인도도 추진 중이다.”
코리안 아이는 3개월 동안 25만 관객 동원을 기록했으며 뉴욕, 싱가포르와 서울을 오가는 투어로 이어졌다.
●코리안 아이는 어떻게 계속되나.
“내년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 2만㎡가 넘는 사치 갤러리에 ‘코리안 아이’ 작품을 전시할 것이다. 벌써 500명 이상의 작가가 참가 신청을 했더라. 한국 미술만 보여주는 게 아까워 ‘한국의 집’ 컨셉트로 한국의 패션, 가요, 음식 등 다양한 문화 콘텐트를 선보이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당신에게 마케팅이란 물건을 많이 파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마케팅이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발렌타인챔피언십 전용 모바일 ‘앱’을 개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 선수가 발렌타인에서 우승을 거두었다는 속보가 리얼타임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갈 것 아닌가. 그만큼 한국의 이미지는 더욱 제고되는 것이다. 4년 전 발렌타인을 처음 열 때 한국인 골퍼를 2명 이상 출전시키면 안 된다고 우겼던 콧대 높은 미국인들과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다. 그런데 보라. 지금은 참가 골퍼의 3분의 1이 한국 선수고, 올해엔 3위 안에도 입상하지 않았나. 이미지를 파는 마케팅에는 불가능이란 없다. ‘노’라는 대답은 결코 받아들이지 말라 !”


